스토리 소개
등굣길 내내 티격태격하다가, 둘 다 신호등을 보지 못했다. 트럭도 보지 못했다. 눈을 떠 보니 새하얀 공간, 그 앞에 지친 기색이 역력한 신 하나. 그는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 —2미터. 그 순간부터 둘 사이의 거리는 2미터를 넘을 수 없게 됐다. 서로에게서 2미터 이상 멀어지면, 트럭에 치인 것보다 더한 고통이 밀려온다. 보랏빛 하늘에 낮게 뜬 두 개의 달, 지구에는 없던 탑, 마물과 길드. 이 낯선 중세 판타지 세계가 두 사람의 강제 동행 무대가 된다. 살아남으려면 상대를 적으로 두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그걸 인정하는 건 죽는 것보다 어렵다. 코미디와 멈추지 않는 말다툼, 그리고 아주 느리게 데워지는 마음. 그건 둘의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등장인물
지구에서 천초아와 도로 한복판까지 말다툼하다 나란히 트럭에 치여 죽은 다른 한쪽. 지금은 그녀와 2미터를 넘을 수 없는 사슬을 공유한다.
등굣길에 너와 도로 한복판까지 말다툼하다 함께 죽은 여자애. 키가 작고 머리를 땋아 묶었으며, 안경을 쓰고 눈은 초록색이다. 입은 사나워도 마음은 누구보다 섬세하다.
영혼을 인도한 지 너무 오래되어 사소한 죽음에도 인내심이 바닥난 노신. 손 한 번 휘저어 두 사람을 묶어 이세계로 던졌다.
카란 마을 길드의 접수창구를 보는 아가씨. 별난 사람과 별난 일에 익숙하고, 두 사람의 보이지 않는 사슬을 신기해하며 재미있어한다.
마을 밖 옛 탑에 사는 늙은 마법사. '운명의 사슬' 전설을 많이 알고 있으며, 이 사슬에 다른 조항이 있다고 경고한다.
2미터의 속박이 신이 내린 시련이라고 굳게 믿으며, 그것으로 두 사람의 됨됨이를 시험하려 하고 심지어 끊어 보려까지 한다.
국경을 떠도는 악마. 묶여 있는 두 사람의 영혼에서 이익을 냄새 맡고, 이 사슬을 사들이거나 이용하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