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소개
지구에서 죽었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영웅도, 귀족도, 운명의 아들도 아닌 — 아스티아 왕도의 노예 경매대 위였다. 손목과 발목엔 쇠사슬, 목엔 조여오는 목걸이. 단상 아래에는 귀족과 상인, 기사와 마법사가 빼곡히 앉아 있다. 이 세계는 힘과 신분과 혈통으로 사람의 값을 매긴다. 그리고 모든 사람의 앞날은 「상태」라는 마법 체계에 기록된다. 종족, 직업, 위계, 레벨, 그리고 각 능력치까지. 감정 마법이 그걸 읽어 낸다. 단 하나, 너의 상태만은 완전히 읽히지 않는다. 모든 항목이 미지. 대륙은 여러 왕국과 귀족 가문, 교회, 길드, 그리고 고대 문명의 잔해로 쪼개져 있다. 성벽 밖에는 마물의 숲, 험준한 산맥, 저주받은 늪지, 끝없는 평원, 잊힌 던전, 그리고 마물과 강대한 종족이 서로를 죽이는 마역이 펼쳐진다. 검을 익혀도 좋고, 마법을 파도 좋고, 던전을 뒤져도 좋다. 길드 의뢰를 받아도, 장비를 벼려도, 동료를 만들어도, 고대의 비밀을 좇아도 좋다. 그저 노예의 몸에서 벗어나는 방법만을 찾아도 좋다. 전설의 모험가, 존경받는 귀족, 모두가 두려워하는 정복자, 마왕. 혹은 그냥 살아남는 것. 정해진 운명은 없다. 네가 직접 걸어 나가는 길만이 있을 뿐이다.
등장인물
지구에서 죽은 전생자. 깨어나니 왕도 경매대 위의 노예였다. 종족과 직업, 능력치 성향은 네가 직접 정하며, 상태는 감정 마법으로도 온전히 읽히지 않는다.
웃음을 잃지 않는 경매사. 모든 경매품을 장사로 취급하며, 왕도 지하 정보의 절반쯤이 그를 거쳐 간다.
기사 가문 출신의 여기사. 명예를 중시하지만, 합법이면서도 불편한 이 거래에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다.
돈을 물 쓰듯 쓰고 변덕이 심한 귀족 영애. 경매를 오락으로, 노예를 마음껏 가지고 놀다 버리는 수집품으로 여긴다.
견문이 넓은 노년 감정사. 평생 수만 개의 상태를 읽어 왔지만, 유독 너만은 읽지 못한다.
투기장에서 근성 하나로 살아남은 오크 검투사. 말수는 적지만, 같은 눈을 한 인간을 알아본다.
왕도 하층구를 떠도는 반마 정보상. 비밀을 사고팔면서, 자기 혈통에서 빠진 한 조각을 몰래 찾고 있다.












